여행 가이드, 가볼 만한 곳
06/04/2024

일출부터 석양까지 오색빛깔 바다에 마음이 ‘퐁당’

‘베트남의 몰디브’ 푸꾸옥. 오감이 만족할 휴양 여행

푸꾸옥 남부의 랜드마크 ‘선셋 타운’. 유럽을 모티브로 한 건물과 조형물들이 해변 앞에 들어서 있어 이국적 풍경을 선사한다./선 그룹 제공

푸꾸옥 남부의 랜드마크 ‘선셋 타운’. 유럽을 모티브로 한 건물과 조형물들이 해변 앞에 들어서 있어 이국적 풍경을 선사한다./선 그룹 제공

밤 비행기는 오랜만이었다. 6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푸꾸옥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새벽. 후덥지근한 공기에 입고 있던 경량 패딩을 벗지만 않았다면, 여기가 한국인지 베트남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이국에 왔다’는 감흥을 느낄 새도 없이 곧장 숙소로 향해 침대로 뛰어들었다. 몇 시간 후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에 반사된 반짝이는 햇살에 눈을 뜨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 한 채.

푸꾸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남아를 찾는 국내 여행객들 사이 단연 가장 핫(hot)한 목적지다. 후추 농장과 피시소스 공장뿐이던 베트남 최남단의 작은 섬이 ‘베트남의 몰디브’가 된 지는 겨우 10년. 아직도 섬 절반 이상이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으로 보호되고 있을 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선(Sun) 그룹’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푸꾸옥 남부는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여유로운 휴식과 거대한 테마파크의 짜릿한 액티비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크림 해변에서 푸꾸옥과 첫 만남

잠깐 붙인 눈을 떴을 때, 몸은 피곤했지만 침대를 벗어나 발코니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가 온 세상을 분홍색으로 물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옷을 걸치고 무작정 밖으로 나섰다. 목적지는 숙소 앞 켐(Khem) 비치. ‘켐’은 베트남어로 크림이라는 뜻이다. 푸꾸옥의 수많은 해변 중에서도 모래사장이 유독 크림처럼 부드러워서 붙은 이름이란다.

슬리퍼를 벗어두고, 맨발로 베이지색 크림 위를 살금살금 내디뎠다. 고운 모래알이 카푸치노 크림 거품처럼 ‘푸스스스’ 소리를 내며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느낌이 신선했다. 10여 분쯤 걸었을까. 분홍색 하늘과 바다가 서서히 본연의 푸른빛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따뜻한 아침 햇살을 맞으러 나온 여행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면서 고요하던 해변은 금세 활기로 가득 찼다.

한국에서 푸꾸옥으로 가는 비행기는 대부분 새벽 5~6시쯤 현지에 도착한다. 숙소 체크인 시간까지 반나절 이상 남는 애매한 시간이다. 숙소를 남부에 잡았다면, 첫 일정으로 켐 비치에서 일출을 보며 모래사장을 거닐어보는 것은 어떨까. 공항을 나와 택시로 20분만 가면 투명한 바다, 발에 닿는 고운 모래, 선선하고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기다린다. 푸꾸옥의 첫인상을 오감(五感)으로 남길 수 있다.

푸꾸옥 선셋 타운과 혼똔섬을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 약 20분간 하늘 위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와 녹색 야자수로 뒤덮인 푸꾸옥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선 그룹 제공

푸꾸옥 선셋 타운과 혼똔섬을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 약 20분간 하늘 위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와 녹색 야자수로 뒤덮인 푸꾸옥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선 그룹 제공

본지 김지원 기자가 시워킹 체험 도중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공기가 주입되는 특수 헬멧을 쓰고 바닷속으로 잠수하면 다양한 해양 생물을 구경할 수 있다./선 그룹 제공

본지 김지원 기자가 시워킹 체험 도중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공기가 주입되는 특수 헬멧을 쓰고 바닷속으로 잠수하면 다양한 해양 생물을 구경할 수 있다./선 그룹 제공

셋 타운에 있는 노천극장에서 ‘키스 오브 더 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선 그룹 제공

셋 타운에 있는 노천극장에서 ‘키스 오브 더 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선 그룹 제공

푸꾸옥 남부에 있는 ‘프리미어 빌리지 리조트’의 저녁 식사 시간. 직원이 베트남식 부침개로 불리는 전통 음식 ‘반쎄오’를 즉석에서 만들고 있다./김지원 기자

푸꾸옥 남부에 있는 ‘프리미어 빌리지 리조트’의 저녁 식사 시간. 직원이 베트남식 부침개로 불리는 전통 음식 ‘반쎄오’를 즉석에서 만들고 있다./김지원 기자

유럽풍 해변 마을·쪽빛 바다 한눈에 담기

푸꾸옥 남부의 중심지 ‘선셋 타운’에 들어서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분명 베트남인데, 지중해 해안 마을에 온 것 같다. 살짝 빛바랜 노란색 외벽에 주황색 타일 지붕, 아치형 창문까지 유럽에서나 볼 법한 건물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해변가 언덕을 따라 색색의 건물들이 늘어선 모습은 언뜻 이탈리아 바다 마을 ‘친퀘테레’ 같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선셋 타운 골목에서 당장 ‘인생샷’을 남기고 싶더라도 조금 참아보자. 푸꾸옥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콜로세움을 빼닮은 건물을 지나치면 혼똔섬으로 가는 케이블카 탑승장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8km 케이블카에 타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온다. 탁 트인 쪽빛 바다와 선셋 타운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혼똔섬까지 이동하는 20여 분은 시시각각 변하는 발밑 풍경을 감상하느라 순식간에 지나간다. 특히 현지인들이 사는 어촌, 바다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배는 오직 이 케이블카 위에서만 볼 수 있다.

무더위 날릴 ‘액티비티 천국’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혼똔섬은 본섬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섬 전체가 하나의 테마파크, 그야말로 ‘환상의 나라’였다. 케이블카의 왕복 티켓 값은 어른 기준 65만동, 우리 돈 3만5000원이다. ‘베트남 물가에 비해 꽤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혼똔섬 안 놀이공원과 워터파크 입장료까지 포함된 금액이었다.

동남아의 뜨거운 햇살에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말했다. “더위를 한 번에 날릴 방법이 있는데, 한번 해볼래?” 고개를 끄덕인 게 잘못이었을까. 그의 손에 이끌려 당도한 곳은 롤러코스터 탑승장.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의 악명 높은 롤러코스터와 똑같이 목재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나무 선로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먼저 탄 사람들의 비명에 망설이는 사이 ‘철컹’. 안전바가 내려갔다. 이후 2분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등줄기에 흐르던 땀은 차갑게 식었고, 팔에는 소름이 돋았으니 더위 사냥에는 성공한 셈이다.

더위를 좀 더 확실히 물리치고 싶다면, 워터파크 파도풀로 뛰어들어 보자. 별도의 입장 절차 없이 놀이공원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성수기 한국에서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각종 워터 슬라이드를 대기 줄 없이 바로 탈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덕분에 튜브를 타고 우거진 야자수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기왕 휴양지에 왔으니, 수영장 대신 바다에서 액티비티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혼똔섬에서 작은 모터보트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시 워킹’ 체험장이 나온다. 우주 비행사가 쓸 법한 헬멧을 머리에 장착하면, 땅 위를 걷듯이 바다 바닥을 디디며 물고기와 산호를 구경할 수 있다. 수압 때문에 귀가 먹먹해지고 숨이 가쁜 것도 잠시, 수백 마리 물고기 떼가 눈앞을 스쳐가자 “우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누군가 톡톡 어깨를 두드려 돌아봤더니, 담당 다이버가 내 손 위에 무언가를 턱 얹어주었다. 딱딱한 분홍색 표면에 별 모양, 살아 있는 불가사리였다.

완벽한 노을 아래, 사랑의 순간

노을 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키스 브리지’에서 연인이 입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연말 개장한 키스 브리지는 오작교 위 ‘견우와 직녀’ 같은 애절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푸꾸옥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선 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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